허가는 깐깐, 임상은 지지부진…코로나 치료제 접는 'K바이오'

입력 2022-07-03 17:02   수정 2022-07-04 01:14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국내 제약·바이오회사들이 잇달아 중도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하면서 환자 모집이 어려워진 데다 신속허가를 해주던 각국 허가당국의 승인 심사도 깐깐해졌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탈지노믹스와 종근당이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단을 발표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던 카모스타트의 임상 2상을 조기 종료했다.

카모스타트는 만성 췌장염과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쓰이는 약이다. 약물 재창출 방식(기존에 사용되던 약의 용도를 바꿔 새로 개발하는 것)으로 카모스타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다.

하지만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 확산, 코로나19 백신 처방 확대 등으로 임상시험 환자 모집이 어려워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사업성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유동성 부족으로 투자 환경도 나빠진 실정”이라며 “췌장암 신약으로 개발 중인 아이발티노스타트의 임상 2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종근당도 중증 고위험군 대상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의 임상 3상을 중단한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종근당은 애초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임상을 할 계획이었지만, 우크라이나전쟁이 터지면서 임상 규모를 줄이고 국내에서 먼저 하기로 했다. 이마저도 환자 모집이 어려워 개발을 포기했다.

두 회사가 임상을 중단하면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포기한 국내 제약 및 바이오 회사는 일곱 곳으로 늘어났다. 셀트리온도 지난달 29일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임상을 중단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국산 1호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 개발에 성공했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신규 공급을 중단했다. 이후 렉키로나의 흡입형 제형에 새로운 후보 항체 CT-P63 물질을 더해 임상 3상을 하려다가 환자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큐리언트도 올해 초 같은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하던 임상 2상을 중단했다. GC녹십자 일양약품 부광약품은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사업을 접었다.

다른 개발사들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달 말 시오노기제약과 일동제약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긴급 사용승인을 보류했다. 허가당국은 조코바의 유효성·안전성 데이터에 대해 “더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난 만큼 치료제를 긴급 승인해 사용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후생노동성은 이달 약사분과회와 합동 심의를 열어 조코바의 긴급 사용승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초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임상 2건을 중단했다.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만 진행 중이다. 신풍제약도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의 임상 3상 국가를 러시아에서 콜롬비아로 바꿨지만,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식약처 긴급승인과 같은 패스트트랙 절차가 없어지는 것도 개발사들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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